필자는 쉽게 설명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문과는 쉬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게 일이고 이과는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게 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컨설턴트에게는 두 가지 능력이 모두 필요한데, 필자는 뼛속까지 이과이고 문과적 능력이 떨어져서 일할 때 간혹 아쉬울 때가 있다.
잡담은 이쯤으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컨설팅 펌의 종류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다른 블로그나 각종 사이트들을 가볍게 훑어보았지만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곳을 찾을 수 없었기에, 필자 나름대로 가능한 한 알기 쉽게 설명해 보려 한다.
컨설턴트가 하는 일을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
필자가 컨설팅 펌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컨설팅 펌은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하곤 했다.
이에 대해 지난 포스팅에서 설명을 했었는데, 간단히 말해 컨설턴트란 기업에게 기업경영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아래가 지난 포스팅이니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길.
2024.08.28 - [컨설팅] - 연봉이 수억? 컨설턴트란 무엇이고, 컨설팅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
실제로 필자는 사람들에게 위와 같이 대답하곤 하는데, 그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많은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위 포스팅을 읽어본 사람들 중에서도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조금 관점을 바꿔서 필자가 자동차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어떨까.
누군가는 '아, 자동차 만드나 보네' 하고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어느 부서에 있는데?' 라며 추가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질문자가 '자동차회사가 하는 일 = 자동차를 만들어서 파는 일'이라는 사실을 듣지 않아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질문 또한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일'에는 원자재를 사 오는 일, 브레이크를 개발하는 일, 광고모델을 채택하는 일 등의 더 세분화된 일들이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컨설턴트로 돌아와 보자. 컨설턴트는 기업경영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이다.
즉, 컨설턴트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하는 일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말이 된다.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일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다.
그러므로 컨설턴트가 하는 일, 혹은 컨설팅 펌이 하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럼 기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이건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너무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소개하지만, 그 단어만으론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없다.
앞서 예로 들었던 자동차회사는 그나마 상상하기 쉽지만 세상에 기업은 자동차회사만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자동차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수천, 수만 가지의 부서와 담당업무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컨설턴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모든 기업의 모든 일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기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곳에서 일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컨설턴트의 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인의 직장에서 컨설턴트와 같이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지인들은 대부분 컨설팅 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컨설턴트는 '내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럼 기업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위에서 언급했던 자동차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를 만들어서 파는 일을 간단하게 구조화하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된다.
구조화된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전략의 수립, 그리고 전략의 실행이다.
우선 전략의 수립이란, 기업이 경영이념이나 비전, 목표를 달성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방향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자면 기업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나 갈지에 대한 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근간이 되는 방침쯤이 아닐까.
예를 들면 자동차회사로써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를 만들어야 할지, 목표 매출은 얼마로 할지, 혹은 어느 나라에 새롭게 진출해야 할지, 전기자동차의 비중을 얼마나 늘릴지와 같은 것들이다.
이는 회사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므로 보통 C클래스를 포함한 임원진과, 필요할 경우 외부 전문가 등의 힘을 빌려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수립하게 된다.
다음은 전략의 실행인데, 말 그대로 앞서 말한 전략을 실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의 전략에 맞춰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하고, 그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원자재를 구입하여 제조하고, 물류를 거쳐 판매를 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주요 생산활동'과는 별도로 기업운영에 필요한 '보조활동'으로써 인사관리나 재무관리 등도 이루어지게 된다. 감이 잡히는가?
그럼 범위를 좀 더 넓혀보자. 다른 기업들은 어떨까.
항공사는 비행기를 구입해 티켓을 판매하고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줌으로써 수익을 얻을 것이다.
보험회사는 각종 사고들의 발생확률을 계산하고 보험료를 책정하여 보험을 판매하고 수익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결국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가 달라져도 주요 생산활동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기업이든 기본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는 기본적인 구조는 똑같다.
컨설팅 펌의 종류
드디어 본론이지만 기업에 대해 이해했다면 여기서부턴 간단하니 힘을 내자.
컨설팅 펌이나 컨설턴트를 검색하면 여러 가지 관련된 단어들이 다양하게 눈에 띈다. 경영컨설팅, 전략컨설팅, IT컨설팅, 법무컨설팅, 외자계컨설팅, 회계법인컨설팅 등..
사실 이러한 단어들은 그 경계가 조금 애매모호한 면이 있어서 분류하는 사람에 따라 같은 컨설팅 펌인데도 다른 종류로 분류되곤 한다.
심지어 글로벌컨설팅인지 로컬컨설팅인지는 기준이 되는 국가에 따라 달라지는 분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종류라고 보기도 어렵다.
컨설팅 펌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그 컨설팅 펌이 주로 맡게 되는 프로젝트에 기인한다.
'주로'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각 컨설팅 펌들이 칼같이 꼭 한 가지 종류의 프로젝트만을 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에 필자가 좋아하는 중국집이 있는데 그곳은 카레를 특별메뉴로 팔고 있다. 그렇다고 그 가게가 중국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필자의 주관을 조금 섞어서 컨설팅 펌의 종류를 이해하기 쉽도록 구조화해 보았다.
컨설팅 펌은 우선 크게 두 가지, 종합형과 특정한 분야/업계 특화형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종합형은 말 그대로 종합형이다. 종합형은 어떤 특정분야나 업계가 아닌 다양한 분야와 업계의 고객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규모가 큰 경향이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컨설팅 펌인 액센츄어를 예로 들자면 직원수가 무려 7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이러한 종합컨설팅 펌들은 사내에 각 분야나 업계에 특화한 팀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각각의 팀들이 각각의 고객들을 상대한다.
두 번째는 분야 혹은 업계 특화형이다. 특화형은 특정분야(전략, 인사, IT 등) 혹은 특정업계(자동차, 금융 등)의 프로젝트를 주로 맡는 컨설팅 펌을 의미한다.
전략컨설팅 펌의 경우에는 고객들의 사업전략을 주로 다루게 되며, IT컨설팅 같은 경우에는 기업의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시스템 도입이나 DX의 추진 등 IT 관련 업무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된다.
금융업계의 고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여 금융 관련 인허가 혹은 재무 전략, 위험관리, 자산운용 등에 관한 자문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금융업계 특화형 컨설팅 펌이라 할 수 있겠다.
위와 같은 다양한 컨설팅 펌들의 활동영역을 다양한 기업의 활동구조에 대입해 보면 아래와 같다.
컨설팅 펌의 종류는 설명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기준으로 분류되곤 하기 때문에 이 포스팅의 내용을 기본 축으로 대략 어떤 일을 하는 컨설팅 펌인지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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